호주에 인종차별이 있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나는 내가 사는 곳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종차별에 대해 거의 느끼지 않지만 아무래도 호주 사람들은 외국인보다는 자기들끼리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대답을 해왔다.
그것은 마치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결혼을 한 후에도 내 성은 남편의 성으로 바꾸지 않았다.
영주권을 받은 후에도 시민권까지는 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여권도 내 이름도 그대로 사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멜번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으니...
우리 둘 다 indeed나 seek을 통해서 이력서를 많이 제출하고 있는데, 이력서 상의 이름이 영어일 경우에 인터뷰를 볼 수 있는 기회가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친구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멜번 TV news에 나왔다고 했다.
Alarming level of name discrimination in job recruitment, according to new research | 7NEWS
대략적인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금 충격적이다.
외국 이름을 가진 지원자들은 영어 이름을 가진 지원자에 비해
57% 적게 관리자의 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45% 적게 일반직에 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름에 대한 차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가짜로 이력서를 만들어 시드니, 브리즈번, 멜번에 있는 회사에 제출을 했는데, 수석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이 연구에 대한 결과로 이름에 대한 차별이 호주 구직 시장에 널리 퍼져 있음을 증명했다.
Applicants with ethnic names are 57 per cent less likely to be considered for leadership roles and 45 per cent less likely to be considered for lower job positions, researchers have found.
The study, published in The Leadership Quarterly, was investigating the level of name discrimination in Australia by submitting mock-up job applications for positions advertised in Sydney, Brisbane and Melbourne.
Lead researcher Mladen Adamovic said the results proved discrimination was widespread in the Australian job market.
뼈아픈 내용이다.
호주에 살면서 너무나 확실히 느끼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기에 증명할 수 없었는데 연구 결과로 나왔다고 하니 절망적인 생각이 든다. 구직 시장에서부터 차별은 작용하고 있다.
아래에 나온 구직자의 이야기를 보고 내 친구는 남편을 따라 영어로 바꾸라고 제안한 것이다.
내용은 파키스탄 사람인 Shams가 100개가 넘는 자리에 지원을 하고도 인터뷰를 요청하는 전화 한 통을 못 받다가 이름을 Sam으로 바꾼 뒤에 드디어 인터뷰를 요청하는 연락을 받은 것에 착안한 것.
구직에서 인터뷰의 단계에도 가지 못한다면 자신이 그 자리에 적당하다고 증명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것이다.
Shams had experience working at a multinational bank in Pakistan and graduated with a Master of Accounting from an Australian university, having passed all of his subjects.
He said he applied for more than 100 jobs but it wasn’t until he changed his first name to Sam on his resume that he received calls for interviews.
“It was very shocking,” he said.
Shams said several of his friends did the same, and also were called for job interviews once they had used English names.
프라이스라인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여러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놓고 갔다.
나는 그 이력서를 들고 매니저인 Lisa에게 가는데 이력서의 이름이 외국 이름으로 보일 경우에는
"그 사람 영어 잘해?"라는 질문을 항상 듣곤 한다.
프라이스라인에서 아무리 일을 잘해도 외국인으로서 관리자의 자리를 얻기도 힘들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고, 같이 일하는 한국 언니와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이기도 하다.
언니는 3년 반을 일했지만, 그리고 일도 정말 잘하지만 아직 supervisor의 자리를 제의받지 못했고,
오히려 언니와 같이 입사한 19살의 직원에게 supervisor 자리가 돌아갔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냐의 문제에 들어가면 언니의 performance는 120% 숫자로 증명이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이니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자영업이나 타일, 청소, 용접 등 개인의 기술이 필요한 일에 종사하는 것이다.
호주 사람과 같은 조건이어도 아니면 더 나은 조건이어도 관리자직은 물론이고 일반직도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오늘 내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Family name을 남편의 성으로 바꾸고, 한국 이름은 아예 기제를 하지 않을 예정이다.
기존 이력서에는 사진도 붙어 있었지만 사진도 제거를 할 예정이다.
호주사람들의 구미에 맞춘 이력서로 나는 면접이라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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