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에 관광비자로 호주에 입국 한 뒤에 관광 비자가 만료되는 3개월 안에 파트너 비자를 신청했다.
입국을 하자 마자 바로 신청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입국과 동시에 관광비자가 나오는데 호주 이민법 상 2가지의 비자가 양립을 할 수없기 때문에 한 비자가 끝난 후에 다른 비자로 이동이 되어야 한다.
비자를 신청하는 방법은 본인이 직접하는 방법과 에이전트(법무사)를 통해서 하는 방법 2가지가 있다.
나는 남는 게 시간이었으므로 겁도 없이 스스로 비자를 신청하기로 했다.
에이젼트를 고용하게 되면 고용료를 내야 하는데 당시에 5000불의 비용이 들었었다.
파트너 비자는 stage 1,2가 있는데 5000불에 대한 비용은 stage 1에 한정된 비용이고 stage 2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에이전트에 따라 비용이 살짝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알아본 에이전트는 이 정도 했었다.
나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파트너 비자의 서류 자체가 커플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것인데 커플이 된 과정이나 관계 증명에 대한 것은 본인이 다 작성해서 에이전트에 주는 것이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쓸 만큼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관광비자가 만료되는 기간인 3개월 동안 파트너 비자 신청을 준비하기로 했다.
네이버 블로그나 구글 써치 그리고 카카오 톡에 호주 비자 신청한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 중에서 제일 도움이 많이 된 방법은 카카오 톡에서 만난 호주 파트너 비자를 신청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이들 중의 몇몇은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이 있었고 호주에서 오래 살다가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호주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는 채팅방이었다.
지금도 카카오톡에 들어가면 호주 파트너비자 정보 공유방이 있다.
파트너 비자를 셀프 신청하기에 영어가 문제 된다고 생각한다면 아래의 커플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파트너 비자를 신청한 후 1년 뒤에 내가 소유한 카페에 오는 손님으로 호주/ 영국인 커플이 있었다. 둘 다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 태어났다. 이 커플은 중국에서 만나서 여자의 나라인 호주에서 살기로 하고 들어온 경우 였다. 대화를 하던 중 내가 파트너 비자의 승인을 기다린 다는 것을 알고, 본인들도 중국에서 비자 신청 뒤 바로 호주에 들어왔다는 말을 했는데, 파트너 비자는 off shore로 신청을 한 경우에는 비자 승인이 나기 전 까지는 호주로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에 관해서는 비자 신청 첫번째 페이지에 나와 있으며 간단히 구글 검색만 하더라도 알 수 있는 fact였다. 반대로 on shore, 즉 호주 내에서 파트너 비자를 신청한 경우에는 stage 1 승인이 날 때까지 호주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결국 이 대화로 이 커플은 자기들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깨닫게 됐다.
둘 다 영어가 모국어 인데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냥 자세히 보지 않아서였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은 뭐든지 더 주의 깊게 보게 된다.
특히나 비자 신청같이 혹시라고 잘못되면 모든게 내 책임이 되는 경우라면 몇 번이고 다시 확인을 한다.
네이버 블로그로 카카오톡으로 한국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나는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 커플은 집에 가서 내 말이 사실 인지를 이민성에 알아보고는 충격에 빠졌다.
2018년 11월에 비자 신청 후 2020년 3월에 stage 1이 승인 났고 2020년 8월경에 stage 2가 승인이 나서 결국 3년 만에 호주 비자를 받게 됐다. off shore가 on shore에 비해 비자가 빨리 승인이 난다고 하는데 내 주위에 파트너 비자를 받은 사람들을 보면 확실히 off shore가 비자 승인이 빠르게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on shore로 3년 이라는 시간은 비자가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나온 경우인데, 그 비자를 기다리는 과정은 마치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 터널을 지나가는 기분이랄까. 집을 구매하려고 해도 혹시나 비자가 거절될 경우를 생각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비자 승인이 나오지 않은 기간에 코로나가 닥쳤고 비자가 없기 때문에 아무나 받는 정부 보조금도 받지 못했다.
나의 경우는 비자가 나오기까지 남편과의 관계가 유지 됐지만, 안타깝게도 그 중간에 관계가 끝나버리는 커플도 많다.
위에서 말한 영국/호주 커플도 결국은 영국인 남편이 아이가 두명이나 있는 싱글맘과 바람을 피워 관계가 끝나게 된 경우다. 이 커플은 3년이 기다려도 나오지 않던 비자가 헤어지기로 하고 남편이 영국에 잠깐 가 있는 사이에 비자가 승인이 되어 남편은 다시 호주로 돌아와서 싱글맘과 같이 살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헤어지기로 한 후에 호주인 아내가 이민성에 관계가 discontinue됐다는 사실을 통보했어야 했는데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서 손 놓고 있는 바람에 결국 불륜을 저지른 남자만 좋은 꼴이 됐다.
비자 승인이 난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호주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합법적으로 받게 되었다는 점이 있고, 예를 들어 2022년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집에 damage가 있었는데 disaster recovery payment를 신청해서 1000불을 받은 경우도 있고, 팬데믹 이후로 침체된 관광, 식음료를 활성화하기 위한 voucher 등 정부에서 주는 혜택을 합법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 비자가 나왔으므로 그때부터 집 구매하기의 계획을 실행하게 된다.
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비자를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가장 큰 투자가 될 수도 있는 집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2020년 부터 집가격이 오르기 시작해서 2021년에도 계속 오르는 추세였는데 결국 2021년 5월에 집을 구매했다.
현재까지 호주 생활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특히나 내 집이 생긴 다음부터는 호주가 정말 제 2의 한국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호주 파트너 비자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부 가이드라인대로 잘 따라한다면 에이전트 없이도 충분히 혼자서 신청할 수 있다.